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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겨울밤에 읽기 좋은 한국소설 일곱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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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이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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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을 바탕으로 쓰였으며 추천 순서는 랜덤입니다.






가벼워서 더 간질간질한 겨울 로맨스
이도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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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랑은… 눈송이 같을 거라고 해원은 생각했다. 하나둘 흩날려 떨어질 땐 아무런 무게도 부담도 느껴지지 않다가, 어느 순간 마을을 덮고 지붕을 무너뜨리듯 빠져나오기 힘든 부피로 다가올 것만 같다고. 그만두려면 지금 그래야 한다 싶었지만 그의 외로워 보이는 눈빛에서 피할 수가 없고, 그건 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벽이 내뿜는 냉기를 납작한 솜이불로라도 덮어주려는 듯한
최진영 겨울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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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첫사랑은 쓰레기통에 처넣고 싶은 악몽이지만 어떤 첫사랑은 가장 이르게 빛나는 샛별처럼 그곳에서 인생보다 더 긴 시간 반짝인다.









유치해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읽기 가장 완벽한 귀여운 소설
이미예 달러구트 꿈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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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꿈은 뭐죠?”
“그건 어린 시절의 추억이에요. 좋아하는 추억들 중의 하나가 꿈에 나온답니다. 어떤 분이 꾸시는지에 따라서 내용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어요. 제 경우에는 어머니 무릎을 베고 귀 청소를 받는 꿈이었죠. 어머니의 향기와 나른한 감각까지. 훌륭한 꿈이었습니다.” 직원이 허공을 응시하며 꿈결 같은 표정을 지었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세상에서 피어나는 한 줄기의 성장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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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한 번 읽고 나면 읽기 전의 자신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글을, 그 누구도 논리로 반박할 수 없는 단단하고 강한 글을, 첫 번째 문장이라는 벽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글을, 그래서 이미 쓴 문장이 앞으로 올 문장의 벽이 될 수 없는 글을,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서 잠겨 있는 당신의 느낌과 생각을 언어로 변화시켜 누군가와 이어질 수 있는 글을.









망해버린 세계에서 찾아내는 반짝임
조예은 스노볼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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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착실히 눈발에 잠식되어 갔다. 누군가 지구를 통째로 박제해 버릴 심산인 듯했다. 언제 어느 곳에든 하얗고 반짝이는 방부제 가루, 가짜 눈이 있었다. 빌어먹게도 예뻤다. 예쁘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았는데. 그건 정말 지는 기분이라 싫었는데, 빌어먹게도…… 아름다웠다.








함께 길어올리는 냉혹하지만 따뜻한 사랑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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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 여전한 정적과 어둠이 기다리고 있다.
보이지 않는 눈송이들이 우리 사이에 떠 있는 것 같다. 결속한 가지들 사이로 우리가 삼킨 말들이 밀봉되고 있는 것 같다.









나와 먼 존재로부터 느끼는 따뜻함
천선란 어떤 물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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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알아갈수록, 지구는 엉망진창이다. 바꿔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인구수만큼 존재하는 사공이 산도 아닌 우주로 지구를 날려버리는 것 같다. 나 하나가 방향을 잡고 노를 젓는다고 해서 바뀔까? 내가 가는 방향을 옳은 방향일까? 이런 생각들을 언제나 하고 있지만, 결론은 하나다. 저어야 한다. 내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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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히 이불을 덮고
온기에 몸을 맡기고
귤을 까먹으며
추위를 상기하거나 따뜻함을 함께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달래줄
한국 여자작가의 소설들을 모아봤어

자신의 글들이 조각조각 유명해져도
누구의 글인지도 모른 채 소비되고
손에 잡히는 건 없어서 슬프다는
어떤 작가의 말을 봤었어


이 글 속 한 문장 한 단어라도 마음에 들었다면
책으로도 만나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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