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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나온 믿고 보는 여자 작가 책 열 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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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을 바탕으로 쓰였으며 추천 순서는 랜덤입니다.




최은영 짧은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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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는 사랑과 증오를, 선망과 열등감을, 순간과 영원을 얼마든지 뒤바꿔 느끼곤 했으니까. 심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다는 마음이 모순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임선우 단편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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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사이다는 1초에 서른세 개씩 팔린다지. 장담컨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의 인간이 매분 매초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죽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닌 일. 올해 여름 물가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박연준 장편소설
여름과 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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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별은 언덕 위에서 이루어진다. 사소한 이별이라 해도 그게 이별이라면, 올라선 곳에서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기. 그게 이별이다. 다리가 후들거리는 건 낙차 때문이다. 당신이 있는 곳과 없는 곳, 거기와 여기, ‘사이’라는 높이.





김소연 산문집
어금니 깨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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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한 얼굴로 잠이 들지만 화창한 아침을 맞이하게 되는 일처럼. 오직 화창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소외감이 느껴지는 날도 있고, 오직 화창하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함이 생기는 날도 있는 것처럼. 돌아보면, 잘 지나왔구나 싶어 조금 기쁘기도 하다. 이런 유의 덧없는 기쁨이 누군가의 뒷모습에 잘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김금희 연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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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올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치 누군가의 머리 위로 죄 사함을 선언하듯 공중에서 끝도 없이 내려오는 그 눈송이들이. 그것은 비와 다르게 소리가 없고 쌓인다는 점에서 분명한 아우라가 있었다. 그렇게 걷는 동안 소봄의 주머니에서 휴대전화가 반짝이며 지민의 말이 계속되었다. 소봄은 그것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혼자만의 힘으로 그날의 밤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누군가를 잃어본 사람이 잃은 사람에게 전해주던 그 기적 같은 입김들이 세상을 덮던 밤의 첫눈 속으로.





천선란 장편소설
랑과 나의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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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에게 말하면 고쳐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류를 유지하고 싶다. 불현듯 재생되는 것은 마치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와 인간을 마비시키는 그리움 같아서 나는 그것을 흉내 내고 싶다. 감정을 훔칠 수 없으니 베끼는 것이다.





진은영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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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벌들처럼 웅성거리고

여름에는 작은 은색 드럼을 치는 것처럼
네 손바닥을 두드리는 비를 줄게
과거에도 그랬듯 미래에게도 아첨하지 않을게

어린 시절 순결한 비누 거품 속에서 우리가 했던 맹세들을 찾아
너의 팔에 모두 적어줄게
내가 나를 찾는 술래였던 시간을 모두 돌려줄게






김멜라 단편소설집
제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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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누구를 사랑하는진 몰라도 그 사랑이 내겐 위로가 돼.





김보영 단편소설집
다섯 번째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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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눈으로는 생각하는 것을 다 쏟아부으면서, 입만 열지 않으면 자신의 생각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해. 책 속에는 뭐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하면서 첫 장을 펼쳐볼 생각도 하지 않아. 하지만 마음은 몸 안에만 있지 않아. 경계선이 좀 더 바깥에 있지.
()
읽을 수 없는 건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야. 잘못 읽는 것은 상대를 읽는 대신 상대의 눈에 비친 자기 자신을 읽기 때문이야.˝




김보현 장편소설
가장 나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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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아직도 보고 싶지 않은 속살을 드러내 가며 그녀에게 뭔가를 가르쳐 줬다. 이건 몰랐지? 이것도 몰랐을 거야. 진저리가 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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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나온 여덟 권의 소설 한 권의 시집
그리고 에세이 하나를 모았어

모두 여자 작가의 작품으로
편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거야

자신의 글들이 조각조각 유명해져도
누구의 글인지도 모른 채 소비되고
손에 잡히는 건 없어서 슬프다는 어떤 작가의 말을 봤었어

이 글 속 한 문장, 한 단어라도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있기를 바라

마침내 책으로도 만나게 되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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