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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는 인간은 고기다(feat.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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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카롱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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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먹는 베이컨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일그러진 이목구비, 녹아내리는 피부, 우울함이 담긴 눈동자...
구구절절한 설명을 할 필요없이 그림에서 감정이 순식간에 다가오지 않는가?

프란시스 베이컨, 공포와 침묵을 그리는 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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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의 그림이 하나같이 암울함의 끝을 달리는 이유는 그의 생애와 관련있다

베이컨은 동성애자였는데, 베이컨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동성애자임에 크게 충격을 받고 베이컨을 마구잡이로 학대하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하인들을 시켜 베이컨을 교화하기 위해 채찍으로 때리라고 시키기도 했는데,
당연히 동성애란건 고친다는 개념도 아니며 이런 행동은 베이컨의 마조히즘을 자극시켰을 뿐이었다고 한다

(...응??)



(사실 카더라이지만 베이컨은 이 채찍을 때리던 하인을 꼬셔서 많이 관계를 가졌다고 한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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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베이컨은 아버지를 피하기 위해 베를린으로 도망쳤는데, 그 속에서 많은 자유주의자들을 만나며 비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김없이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그는 피카소의 그림을 접하게 되었고 큰 감명을 느낀 그는 자신도 미술을 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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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베이컨의 그림은 좋은 평을 받지 못했고 오히려 신랄한 악평을 겪어야 했다

'유치한 구도', '캔버스와 종이 위의 배설에 불과' 등등 극딜을 당하던 베이컨은 깊은 좌절을 겪었고 자신의 그림을 찢고 태워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학대와 비난과 외로움에 얼룩지던 이전의 생애덕분에(?) 베이컨에게 희대의 역작이 탄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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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비엔날레에 베이컨이 출품했던 이 작품은 놀라운 인기를 끌게 된다
관객들은 베이컨의 작품을 지나갈 때 반드시 멈춰서서 한참을 바라보았고, 이 그림에 강렬한 이끌림과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복수의 세여신이 비명을 내지르는 이 작품은 비엔날레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으로 뽑혔으며 이 그림 이후 베이컨은 단숨에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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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을 패러디한 베이컨의 작품.)

인간 내면의 좌절감, 절망감, 공포심, 처절함 등이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베이컨의 작품은 암울했던 세기말을 사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길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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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베이컨은 '입'의 묘사를 중요시했는데, 이는 입이야말로 인간의 감정을 나타내는 가장 훌륭한 기관으로 생각해서인 듯 하다


"나는 언제나 입 모양, 입과 치아의 형태에 몹시 감동받았다. 나는 이것들이 온갖 종류의 성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내가 입에서 나오는 빛과 색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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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세계에서 제일 비싼 그림 !!
무려무려 1582억원 으아아아)



베이컨의 명성이 점점 올라가고 그의 그림들도 헉 소리나오는 가격으로 팔려나갔지만 베이컨의 인생이 예전과 달리 밝아진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20세기의 사회는 동성애에 대해 너그러운 시선이 아니었을 뿐더러, 베이컨의 연인들과 친구들이 일찍일찍 사망해서이기도 하다

이때문에 베이컨은 "사람이란 파리 목숨같다"며 안그래도 시니컬하던 그의 작품은 더더욱 차가워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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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이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한 이후 발표한 그림. 그의 암울한 내면이 보이는 듯 하다)


사람의 가장 깊숙한 감정을 캔버스에 토해내듯 그리던 프란시스 베이컨.

많은 이들이 그의 그림을 바라보며 왠지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리던 것은, 베이컨의 감정에 깊이 공감해서가 아니었을까

베이컨의 그림은 그 무엇도 아닌 바로 우리들 자신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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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은 인간의 신체를 난도질하여 푸줏간의 고깃덩어리로 끌어 내린다
이것은 현실의 폭력이 아니라 회화의 폭력이다

난자당한 형체는 사람도 동물도 아니다. 그저 끔찍한 물감 덩어리일 뿐이다
하지만 이것이 베이컨이 드러내려했던 또 다른 현실이다"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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