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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발굴된 새로운 인도유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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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에 히타이트의 수도 하투샤가 잠들어 있던 

 

보아즈칼레 유적지에서 새로운 언어가 기록된

 

점토판이 하나 나왔어요.

 

 

 

당시에 가볍게 글을 써볼까 하다가 

 

별 내용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넘어갔는데

 

이번 달 학회에서 번역 초안이 공개되어서

 

공부한 내용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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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흉물이 오늘의 주인공인

 

KBo 71.145번 점토판입니다.

* 보아즈쾨이 설형문자 문헌(Keilschrifttafeln aus Boghazköi)

 

크게 두 섹션으로 나뉘어 있고

 

윗부분(1-9행)은 히타이트어로 되어 있으며

 

제례 의식과 관련된 내용이에요.

 

 

 

중요한 부분은 아랫부분(10-21행, 두 번째 1-4행)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언어라는 점입니다.

 

이 언어의 정체는 윗부분 마지막 행에서 암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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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URU)카-라-아스-미'에서

 

URU는 도시나 정착지를 나타내는 결정문자로

 

뒤에 이어지는 '칼라스미'가 지명임을 의미해요.

 

 

 

학자들은 '칼라스마'라는 지명이 이미 알려진 것을

 

근거로 해당 문헌의 '칼라스미'가 원래는 '칼라스밀리'에서

 

'리'가 누락된 형태라고 추정하였습니다.

 

히타이트어에서 접미사 '-일리'는 언어를 뜻합니다.

* 네사어(히타이트어)-네실리, 루위아어-루윌리, 하티어-하틸리

 

 

 

 

따라서 칼라스밀리=칼라스마어라는 해석이 가능하고

 

위의 문장을 대략적으로 번역하면,

 

"그러므로, 칼라스마어로는 이와 같이 의식을 행하리라."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정체불명의 언어는

 

자연스럽게 칼라스마어가 되는 것이죠.

 

 

* 문서 내용은 딱히 특별한 건 없고 그냥 공물 바치고 기도하는 지극히 평범한 제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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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이트 문헌에는 위의 칼라스마어를 포함하여

 

무려 11개의 언어가 확인되었습니다.

 

 

다양한 정체성의 국가 구성원을 통합하기 위해

 

문화나 종교에서 적극적인 유화 정책을 펼친

 

히타이트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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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네덜란드의 히타이트 학자,

 

인도유럽어 학자인 Alwin Kloekhorst의 

 

아나톨리아어파 분류(2022)를 바탕으로 

 

만들어 본 언어 가계도입니다.

 

 

 

칼라스마어의 계통 분류가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루위아어, 팔라어와 공통적인 어미를 공유하고

 

동일한 어휘들도 있어서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나온 게 점토판 하나라,

 

아직은 더 이렇다 할 이야기는 없고

 

솔직하게 말하면 인도유럽어 연구에 

 

크게 영향을 줄 만한 대발견은 아니긴 해요.

 

 

 

그래도 간만에 굉장히 즐거운 이슈였습니다.

 

제대로 된 연구 내용은 나중에

 

고고학 학술지 AA(Archäologischen Anzeiger)

 

게재될 것이라, 매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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