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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번째 백패킹 다녀왔습니다. - 포천 왕방산 백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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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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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비스듬히 눕습니다.

오늘은 반드시 이루려고 합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하나, 두울....

금세 어둠이 찾아옵니다. 잠을 잔 것인데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않습니다.

열까지는 고사하고 셋까지 세는데도 실패합니다.

세상이 환해집니다. 뜬 눈으로 천정을 바라봅니다.

지금 상황과 공간을 잠시 정리합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려는데 휘청합니다. 근처에 있던 간호사가 좀 더 누워계세요. 던지듯 말합니다.

수면내시경을 받으며 잠들기까지 열까지 세겠다는 오늘의 다짐도 이렇게 끝이 납니다.

 

평소에 불면증에 시달리고는 합니다. 어렸을적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일이 있습니다.

아마 그날 이후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술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덕에 잠을 못 잔적은 거의 없습니다.

간이 나빠지고 나서야 술을 줄이게 됩니다. 그대신 잠을 못자는 날이 늘어났습니다.

수면제도 복용해 보았지만 후유증이 심합니다. 다음날 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신경안정제로 바꾸어 복용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대부분 잠을 잘 수 있는 날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긴 시간 잠을 자는 편은 아닙니다. 늘 꿈을 꿉니다. 지금껏 자면서 꿈을 꾸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매번 다양하지만 기분을 좋게 만드는 꿈은 드뭅니다.

현실 부적응자는 아닙니다. 다만, 꿈 속의 생활이 더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적어도 꿈 속에서는 과거에 괴로워 하거나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저 한 순간의 일장춘몽입니다.

 

오늘은 산에서 자려고 합니다.

공복에 검사를 받고 점심도 먹지 않고 베낭을 꾸려 산으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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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번째 백패킹은 포천에 위치한 왕방산으로 다녀왔습니다.

첩첩산중을 좋아해 되도록 서울 근교로는 가지않고 있는데 요즘은 산방기간이라 쉽지가 않습니다.

멀리로라도 갈 수 있는지만 장시간이 넘는 운전을 한 후 산을 오른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오고가는 기름값도 무시를 못합니다.

그래서 강원도로 자주 가고있습니다.

아직 경기인근에 가보지 못한 산들이 몇곳있지만 그 곳 역시 산방기간을 피할수는 없습니다.

 

시간은 정해져있고 가야할 산은 많기에 아니다싶은 산들은 제외하는 편입니다.

왕방산도 그런 산중에 하나입니다.

딱히 이유는 없지만 안가도 될 만한 산이다 싶어 가지않고 있습니다.

이제 수세에 밀려 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한시간 남짓 걸려 들머리인 오지개고개에 도착을 합니다.

보통 산방사를 통해 많이들 오르는데 저는 좀 더 길고 거친 코스를 선택하였습니다.

이 곳이 볼 것이 더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산을 오르기에 너무 이른 시간이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놀랍니다. 계절로는 아직 봄인데 빽빽히 들어서 있는 나무들을 보니 이곳은 여름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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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길도 잘 다듬어져 있습니다. 몇년전에 새로 정비를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는데 

그 인원들이 부디 근처에 있는 군인들이 아니였기를 바랍니다.

나무와 달려드는 벌레들만 보아서는 여름인 것 같습니다.

불어오는 산 바람이 그나마 서늘해서 착각을 포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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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1km구간은 경사가 있습니다. 이후로 능선을 걸어야 하기에 쉬엄쉬엄 올라봅니다.

산에서는 보통 까마귀소리를 제외하고는 듣기가 쉽지 않은데 어디선가 새로운 새소리고 들려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봅니다. 

새소리는 어디가고 또 여름이 하늘에 몰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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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심해집니다. 없던 바위들도 조금씩 눈에 들어옵니다.

이 구간만 지나면 한 숨 돌릴예정입니다. 정상까지 3.5km, 1시간30분을 예상하고 오르고 있습니다.

정상도착 후 박지까지 가려면 조금더 걸릴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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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다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산입니다. 입버릇 처럼 나쁜 산은 없다라고 말하는데 

오늘도 나쁜건 없습니다.

산을 오를때 항상 잡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산은 잡념으로 인해 오히려 힘든 산들이 있습니다. 

산이 나를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잠념들이 그 산을 넘지 못해서 입니다.

저는 고행하듯 부처처럼 산을 다니지만 다른 분들은 온전하게 자연 그대로를 즐기셨으면 합니다.

 

오르다보니 한무더기의 바위무덤이 나옵니다.

낮은 산이고 육산이라 장갑을 챙기지 않았는데 오늘 손이 고생을 합니다.

다리는 오래전부터 저 홀로 고군분투중이였으니 오늘은 손이 그래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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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밧줄이 나오면 마치 저 위는 안락한 쉼터가 나올것만 같습니다.

밧줄을 타고 오르니 커다란 돌탑이 나옵니다.

도대체 저 탑 맨위에 있는 돌은 어떻게 올려놓았을까요.

산에서 보이는 모든 것은 다 이유가 있고 방법을 찾았을 것입니다.

일단 쉬어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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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앞으로는 처음으로 전망이 트입니다.

포천 시내가 한눈에 담깁니다.

그 뒤로 멀리 운악산과 국망봉이 보입니다.

국망봉은 눈이 많이 오던 날 실패하고 내려온 산입니다.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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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머니께서 산에가져가 먹으라고 계란을 두개 삶아주셨습니다.

비닐을 열어보니 소금까지 챙겨주셨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먹는 음식입니다.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이 사람을 젊게 만들어줍니다. 기분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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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출발을 합니다.

마침 등산을 끝내고 내려오시는 두분이 계십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위에 다른 분이 계시는지 물어봅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월요일입니다.

평일에 그것도 월요일에 백패킹을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제부터 능선길을 걷습니다. 

산의 한끝에서 올라 반대쪽 끝까지 능선을 따라 걸어야하기에 길이와 시간이 꽤 걸립니다.

그래도 나무가 즐비한 능선길을 따라 걷는 것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줍니다.

능선을 타고 오는 바람속의 짙은 숲내음이 잡념없는 고행을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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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전망대가 나오지만 그냥 지나칩니다.

조금전에 돌탑에서 보았던 풍경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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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삶보다는 사람에 더 닮아있습니다.

내가 걸으면 산도 걷습니다. 내가 멈추면 산도 멈춥니다.

내가 삶을 살고자 한다면 산도 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삶은, 산이나 사람보다는 한 수 아래입니다. 닮지도 않았습니다.

나와 산은 한몸이라는 것을 자화자찬을 하며 걸었다 멈췄다를 반복합니다.

산길이 좋아 노래를 부르고 산바람이 좋아 미소를 지으며 진한 산내음이 좋아 걸음이 느려집니다.

나와 같이 산도 느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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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계단이 나옵니다.

그리 길거나 높은 계단은 아닙니다.

나무계단이 있고 옆으로도 갈수 있는 길이 있다면 옆길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계단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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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면서 가장 큰 바위와 만납니다.

우회로가 있을까 찾아보니 그냥 바위 사이로 기어올라가야 합니다.

이것역시 길거나 높지 않으니 걱정은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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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산에 온 목적입니다.

이 장면을 보지않았다면 아마 평생 왕방산은 오르지않고 지나갔을 것입니다.

우연히 어떤분의 블로그에서 본 나무입니다.

커다란 바위가 놓여있고 그 위로 얕은 흙이 깔려있고 그 위로 소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오늘은 옆으로 진달래도 피어 있습니다. 

산이 만든 테라리움.

경외롭습니다.

 

한참을 바라봅니다. 잡념이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고통은 무통이 되고 내 눈은 감탄으로 가득찹니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평생을 보라고해도 볼 수 있습니다. 

글로 표현을 하려고 애를 써봐도 아무생각이 떠오르지를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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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한참 지났습니다.

자리를 벗어나며 돌아보고 또 돌아봅니다. 

갈길을 가야합니다.

경외로움은 그대로 놓아두고 가야합니다.

원래 가야할 길을 가야합니다.

두다리위에 무거운 돌덩어리를 얹어놓은 것 같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를 않습니다.

그래도 눈앞의 풍경은 변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이 가까워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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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 앞에 놓여있는 소나무가 눈에 들어옵니다.

한숨을 크게 내쉬며 정상을 오릅니다.

왕방산 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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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을 돌려 주변을 산책합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산 정상에서의 정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산 정상에서는 그냥 풀밭에 앉아도 좋고 넓은 바위에 앉아도 좋습니다. 가지고 온 돗자리에 앉아도 그만입니다.

경치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인데 산위에서의 정자는 별로입니다.

주변으로는 등산동호회분들이 심어 놓았다는 철쭉밭이 있습니다.

산 초입에는 진달래가 다 떨어져 잎이 파랗게 돋아나있지만 산 정상은 아직 찬바람 속이라 그런지

꽃봉오리만 터질듯 부풀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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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석 바로 아래 공터입니다.

헬기장은 아닌듯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비박을 합니다.

다행히 주변에 쓰레기가 없습니다.

저는 따로 봐 둔곳이 있어 박지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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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이 다되어 박지에 도착을 합니다.

배낭을 한쪽에 내려 놓고 두다리를 쭉 펴고 앉습니다. 

보통은 박지에 도착하면 등산화와 양말을 벗는데 주변이 맨발로 돌아다니기에는 흙과 먼지가 너무 많습니다.

오늘은 맥주나 콜라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사면서 잊어버렸습니다.

아쉬운데로 남아 있는 물과 초코파이를 먹습니다. 

시간은 5시를 넘어갑니다.

땀이 금새 식을 만큼 바람이 차갑습니다. 온도계를 살피니 12도입니다. 

오늘 강풍주의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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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길어졌습니다.

등산객이 올라올 수 있어 텐트는 나중에 치기로 합니다.

그냥 바위에 걸터앉아 주변풍경을 감사합니다.

동쪽으로 보이는 포천시내가 미니어쳐처럼 보입니다.

그 뒤로 운악산과 국망봉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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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는 동두천과 소요산이 보입니다.

조금전까지 맑았던 하늘이 일몰을 앞두고 먹구름이 몰려옵니다.

원래 예보가 흐림이였으니 이해합니다.

그래도 산행중에는 맑았기에 이해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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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다녀온 어비산에서도 소나무아래 텐트를 설치했는데

오늘도 소나무 한그루 밑으로 텐트를 설치합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 바람맞기 안성맞춤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오늘 강풍주의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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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저녁은 컵라면과 삼각김밥입니다.

이제 랜턴없이 야외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습니다. 

뜨거운 라면을 먹을때에는 땀을 식혀줄 시원한 산바람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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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멀리 일몰을 감상합니다.

산을 오를때만해도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을것만 같았는데 역시 하늘은 내마음처럼 되지를 않습니다.

그래도 하염엾이 해가 지는 쪽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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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길어졌지만 산위에서의 어둠은 불쑥 찾아옵니다.

일몰이다 싶으면 깊은 밤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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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텐트사진 한장 찍고 들어가 유튜브를 시청합니다.

신호가 잡히는데 한칸입니다. 자리를 펴고 누워 어렵사리 유튜브를 시청합니다.

시간이 되어 신경안정제를 한알 두알 맞추어 먹습니다.

잠을 자려고 랜턴을 끄는데 바람이 텐트를 뒤흔들기 시작합니다.

다시 랜턴을 켭니다. 가지고 온 신경안정제는 다 먹고 없습니다.

귀마개를 갖고 오지 않은 것이 화근입니다.

강풍에는 약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냥 눈을 감고 잠이 들기를 바래봅니다.

 

 

정신은 멀쩡합니다. 시간을 살핍니다. 새벽 1시30분.

10시부터 누웠으니 시간이 꽤나 흘렀습니다. 바람은 여전합니다.

조금 더 애써봐야 겠습니다.

 

아직도 정신은 멀쩡합니다. 새벽 2시30분.

 

4시가 다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곧 알람이 울립니다. 5시입니다.

5시40분이 일출이니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겨야 합니다.

잠시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갑니다.

바람이 위력이 생각보다 상당합니다. 한기가 몰려옵니다.

다시 텐트로 들어와 겉옷을 더 챙겨입습니다.

 

따뜻한 커피에 초코파이로 아침을 대신 합니다.

 

마스크까지하고 밖으로 다시 나갑니다. 일출이 시작됩니다.

 

어제의 아쉬운 일몰을 대신할정도로 곱게 해가 올라옵니다.

멀리 산아래 마을에는 운해가 가득합니다. 

발을 동동거리며 바라봅니다. 추위를 견디기 어려워 텐트안으로 들어와 짐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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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는 어둠도 빠르고 밝아옴도 빠름니다. 

밤새 괴롭히던 바람은 잦아들었습니다. 

바람은 밤새도록 자기 할일 잘 했으니 이젠 쉬러 가나봅니다.

저도 이제 내려가봐야 겠습니다.

 

오늘도 아니온 듯 다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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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은 중간에 일부러 샛길로 빠져 임도로 내려왔습니다.

이곳 산둘레길이 병풍산의 둘렛길처럼 잘 되어있다는 글을 보고 아침 산책으로 걷기에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하였습니다.

올라왔던 곳으로 내려가나 임도를 따라 산둘렛길을 걸으나 거리는 똑같습니다.

 

한시간 남짓 주차장에 도착을 합니다.

텀블러에 남아있던 차가운 커피를 단숨에 들이키고는 담배한대를 피워뭅니다.

길고도 깊은 연기가 입속에서 빠져나갑니다.

 

다시 한시간여 차를 몰아 집에 도착을 합니다.

장비는 옥상에 널어 말리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합니다.

조금 후 운동을 다녀오시는 어머니에게 산에서 찍은 꽃들을 보여드립니다.

벌써 진달래가 졌내, 거기 철쭉은 우리집 철쭉처럼 봉오리만 가득 맺혔구나, 제비꽃이 참 예쁘다.

저는 꽃보다 나무를 좋아하지만 어머니는 꽃을 좋아하십니다. 꽃만 좋아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와 같이 점심식사를 합니다. 아버지는 말씀이 거의 없으십니다. 그냥 식사만 합니다.

식사를 끝내고 조금 뒤 우체국 택배가 하나 도착을 합니다.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뛰어나가 아이스박스 하나를 받아옵니다.

여수에서 온 것입니다. 개봉을 합니다. 

비앙코임호님께서 보내주신 갓물김치입니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십니다. 오래간만에 본다 맛있겠다 연신 말씀을 하십니다.

작년에 스텐트 시술을 하시고 이후로 다른 증세때문에 힘들어하시며 입맛을 잃으셨는데

오래간만에 입맛이 돈다고 하십니다.

저녁은 어머니와 저 둘다 갓물김치에 밥 한그릇 맛있게 먹었습니다.

내일은 소면을 사다가 어머니랑 갓물김치로 김치말이 국수를 해먹을 생각입니다.

 

이글을 쓰는 동안 비가옵니다. 

4개월여 동안 부모님 모시고 이병원 저병원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진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은 부모님 병원비하고 텐트 하나 사고 다시 빈털털이가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올 가을에 갑상선 비대증 수술과 이달 말에 황반변성 검사가 남아있지만

어느정도 마무리가 되었고 제 당뇨와 간질환 진료도 이번달에 끝났으니 다음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직장을 구해야합니다. 아르바이트는 더욱 구하기가 힘이 듭니다.

가끔 힘이 들어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하시는 분들 글이 올라옵니다.

제가 그분들께 해드릴 수 있는 것은 그저 힘내시라는 리플 하나 다는게 전부입니다.

저역시 제가 힘들다고 글을 남길때 힘내라고 한마디만 해주시면 됩니다.

버틸수 없을때까지도 버티어 보겠습니다. 

비가옵니다. 오늘밤은 잠을 잘 잘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멀리 다녀올 생각입니다. 이번이 아니면 못갈수도 있을것 같아 그곳 군청에서 입산신청허가서까지

받아 놓았습니다. 원래는 어제 다녀와야 하는데 날짜를 잘못 기입해 목요일 금요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화순에 있는 백아산입니다.

다녀와 글과 사진 남기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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