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가보면 사람들이 제일 신기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문자일 거임

제각기 자기네들 문자 쓰는 옆나라 캄보디아나 라오스하고 다르게 혼자서 알파벳을 쓰고 있는 걸 보면 이국적인 느낌까지 들 정도

프랑스 식민지배의 영향인가? 라고 한다면 50% 정도는 정답이지만 그 이면에는 베트남 나름대로의 사정도 있었음

사실 이전의 베트남에는 한자를 기반으로 한 쯔놈이라는 문자가 있었음

근데 문제는 이게 안 그래도 어려운 한자를 더 힘들게 꼬아놓은지라 읽고쓰기가 몇 배는 지랄맞았다는 거

이러다보니 베트남의 문맹률은 하늘을 뚫을 지경이었고

결국 17세기에 당도한 예수회가 차라리 라틴 문자를 써보라며 베트남어에 맞춘 라틴 문자를 보급해주는데 이게 지금까지 쓰는 쯔꾸옥응으(字國語, 자국어)의 시작임

이는 프랑스 식민지배가 시작되며 더욱 보급이 가속화되었는데, 프랑스야 프랑스어 보급이 쉬워질테니 밀어줬고

베트남 민족주의자들도 쯔놈보다 오히려 쯔꾸옥응으를 가르치는게 문맹퇴치와 교육에 도움이 된다며 보급에 앞장서게 됨

해방 이후에 베트남 민족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서방 제국주의의 잔재인 라틴 문자를 없애고 쯔놈으로 회귀하자는 반응이 아주 없진 않았으나

쯔놈보다 몇배는 더 읽고 쓰기가 간편하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어서 결국 지금까지 쓰게 됨

덕분에 한국인들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보다 베트남 여행하기가 조금은 쉬운편...예를들어 메뉴판이나 간판에 bún chả = 분짜 라고 읽을 수 있기 때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