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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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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운거좋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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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길 끝에 집 도착해서 침대에 널부러져 있습니다

엄마는 오늘 마지막으로 mri 찍고 한 열흘 다시 내려가실 예정입니다

제발 전이가 없길 그리고 치료하기 용이(?)한 결과이길 기도할일만 남았습니다.

내년엔 웃으면서 지내자고. 웃을수 없는 날도 있을테고 아픈날도 슬픈날도 있겠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행복해지자고 둘이서 다짐했습니다.

 

엄마는 저와 제 동생을 가슴으로 낳아 여지껏 길러주신 분입니다.

시각장애인 아빠가 전처에게 배신 당하면서 억지로 떠맡겨진 우리 남매를 키울수 없어 어쩔수 없이 시설에 보냈습니다.

거기서 3-4년을 보낸 우리 남매는 해외입양 직전 지금 엄마랑 아빠의 결혼으로 집에 돌아갈수 있었습니다.

어릴때 기억은 마치 해리성 기억장애 마냥 지워졌고 그러다 보니 본능적 두려움과 우울 그리고 위축만이  제 인생을 지배했습니다.

그런 저를 사랑과 인내 어떨땐 엄격함으로 지금까지 붙들어주신분이 지금 엄마 입니다.

그런 엄마가 지금은 무섭고 두려운 상황 앞에 놓여져 았습니다약해지는 모습을 목격할때 마다 저 역시 마음 한 구석이 아픕니다. 어릴때 엄마말을 더 잘들을걸. 하는 바보같은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오지만 지금이라도 엄마에게 사랑하고 고맙다는 제 감정을 더 표현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몇년전 제가 암 선고 받았을때도

긴기간동안 깊은 우울과 무기력에 빠져있었다 말하며

그 시간동안 자기가 아무 도움이 못되줘서 되려 미안하다 사과 하십니다.

혼자 검사 하러 다니게 해서 미안하고 혼자 약 먹으며 버티게 내버려둔것도 미안하다 하시는데, 전 그저 당시에 직업인(의료인)으로서 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급급했습니다. 부작용도 컸습니다 조금 더 가족들에게 기대고 맡겼다면  제가 나중에 겪었던 심리적 문제에서 지혜롭게 넘어갔으리라 하는 후회가 됩니다.

 

저는 평상시처럼 지낼겁니다.

엄마가 유방암 치료하는 시간동안 제 삶도 열심히 살아갈겁니다.

직장도 덕구도 취미로 하는 농사도 저를 건강하게 하는 운동도  할겁니다.

과거 돌아가신 아빠에게 제 욕심만으로 아빠를 간호했던  제 지난날을 반성하며 엄마에겐 그리하진 않겠다며 스스로를 단속합니다.

제 사랑하는 덕구에게도 사랑한다 속삭이며 2023년을 보내겠습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덕구:형아 눈나 이모 삼촌 할모니 할아부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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